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감독직을 수행하다 해임된 유도훈 전 감독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구지방법원 민사17단독 이명선 판사는 지난 14일 유 전 감독이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국가스공사는 유 전 감독에게 잔여 연봉 3억3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유 전 감독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지난해 6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구단은 해임 사유로 팀 성적 부진과 선수단 내 신뢰 상실, 그리고 구단 내 학연 중심의 이른바 ‘용산고 카르텔’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용산고 카르텔이 형성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며, 설령 그러한 카르텔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유 전 감독이 부당하게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한국가스공사가 정당한 해지 사유 없이 계약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한 것은 계약 이행을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해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유 전 감독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계약 기간 동안 받기로 되어 있던 연봉 3억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보상받게 되었다.

유 전 감독은 부당 해임 통보 당시 구단의 해임 사유를 강하게 반박하며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2009-2010시즌 도중 전자랜드 감독 대행으로 시작해 이후 정식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었으며, 전자랜드를 인수한 한국가스공사에서도 2024년 5월까지 계약을 유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유 전 감독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나 이번 판결로 인해 부당한 해임 조치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유 전 감독을 대리한 법무법인 지혁의 손수호 변호사는 “농구계에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농구단을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였다”며 “애초에 ‘용산고 카르텔’이 형성되지 않았고, 설령 존재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유도훈 감독이 관여한 일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양승수 기자 win@chosun.com